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페이즈 5의 포문을 여는 첫 번째 작품,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 매니아>를 관람했습니다.
어벤저스 앤드게임 이후 여러 편의 마블 영화가 나왔지만 아직까지 깊은 인상을 준 영화는 없었기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디즈니 플러스에 올라올 때까지 그냥 기다릴까도 생각했지만 마블 영화는 꼭 극장에서 봐줘야 할 것 같은 이상한 의무감 때문에 역시나 또 지난 주말 부랴부랴 극장을 찾았습니다.
1. 기본정보
<앤드맨과 와스프 : 퀀텀 매니아>
감독 / 페이턴 리드
각본 / 제프 러브니스
출연 / 폴 러드, 에반젤린 릴리, 조나단 메이저스, 캐서린 뉴턴, 빌 머레이, 미셸 파이퍼, 마이클 더글라스
제작 / 케빈 파이기, 스티븐 브로셔드
상영시간 / 124분
2. 간략 줄거리
앤드게임 이후, '앤트맨' 스캇 랭은 유명인사로 살아갑니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동경의 눈빛을 보내며 인사를 해오고 자서전을 출판해 서점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개최하는 등 행복한 일상을 보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딸 캐시가 양자 영역 탐사 기계를 발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가족들이 모여 기계를 작동시키다 원인 불명의 오작동으로 앤트맨 패밀리 모두가 양자 영역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게 되죠.
캐시와 스캇, 그리고 호프, 핌, 재닛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미지의 세계에 불시착하게 되고, 서로를 찾기 위해 각각의 모험을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양자 역역 세계를 공포와 폭력으로 위협하는 정복자 '캉'을 만나 대립하게 됩니다.
*이하 내용부터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3. 아쉬운 점
도입부는 상당히 흥미롭게 진행됩니다. 앤트맨과 가족들이 양자역학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시퀀스에서 순간 떠올렸던 건, '양자역학'이라는 용어가 주는 기대감이었습니다. 미세 아원자의 세계? 양자역학의 세계라니!
하지만 영화에서 그려진 미지의 세계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의 물리법칙과 시간 개념이 그대로 적용된 익숙한 세계였습니다. 색다른 풍경과 독특한 생김새의 캐릭터들이 여럿 등장하긴 했지만 신세계가 주는 이미지가 그냥 우주 저 멀리 이름 모를 어떤 행성 같이 느껴져서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웠습니다. 심지어 어떤 장면들에서는 스타워즈 시리즈와 아바타가 상당히 오버랩되기도 하더군요.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들이 무의미하게 소비되어 버리는 점도 안타까웠습니다.
빌 머레이가 연기한 캐릭터는 딱 한 씬 나온 후 사라져 버리고, 생각을 읽는 능력을 가진 캐릭터와 이상한 젤리 같이 생긴 캐릭터는 플롯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채 코믹한 장면을 위해 도구적으로 소비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꽤 임팩트 있는 등장 씬이 있었는데도 말이죠.
4. 좋았던 점
여러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그래도 마블 페이즈 5에 대한 약간의 기대감이 생깁니다.
우선 우리의 앤트맨 히어로에게 '가족애'라는 정체성이 확실히 부여됐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소박하면서도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 명분이죠. 명분은 캐릭터의 정체성을 견고하게 만들고 그러한 캐릭터는 오래 기억됩니다. 이제야 앤트맨이 어떤 히어로인지 훅 다가오는 느낌이랄까요?
강력한 존재감을 가진 빌런이 등장했다는 점도 인상 깊습니다.
영화의 메인 빌런으로 등장하는 '캉'은 이 영화에서 뭔가 출중한 전투력을 뽐내지는 않지만 존재감 하나만큼은 확실히 각인시킵니다. 조나단 메이저스의 연기도 한몫했지만, 이 존재감의 근원은 캐릭터가 가진 신념과 철학이 꽤 강렬하게 다가왔기 때문인데요. 앞으로 펼쳐질 페이즈 5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아주 기대가 됩니다. 부디 타노스를 능가하는 빌런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캉이 개미 군단에게 짓밟히는 장면이 상당히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전 장면에서 캉의 대사가 '내가 정복하고 파괴한 세계가 얼마나 많은 줄 알아? 난 정복자 캉이다' 이런 내용의 대사였던 거 같은데, 그다음 컷에 바로 마이클 더글라스가 등장하죠.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면서요. 그리고 그의 뒤로 수만 마리의 개미 때가 캉의 제국을 향해 달려들어 순식간에 파괴해 버립니다. 캉 역시 속수무책으로 개미 때들에게 몰매 맞고 짓밟힙니다.
마이클 더글라스의 대사는 따로 없었지만 장면이 의미하는 바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감히 정복과 파괴를 운운해? 생태계 최강의 정복 전문가인 개미들 앞에서?' 가소롭다는 것이죠.
인류는 부디 자연 앞에서 겸손하길!
5. 별점
★★★ (3)
앤트맨과 개미들은 쑥쑥 자랐는데, 과연 마블은 더 자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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